囚人(?)日記


囚人(?)日記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 덕분에 눅눅한 잠자리에 밤새 잠을 설친 뒤라 영 개운치 않은 아침. 등교하는 꼬맹이와 남표니 아침을 챙겨주고, 나는 믹스 커피 한 잔을 들고 소파에 앉는다. 티비 뉴스를 보는둥 마는둥 멍~ 하니 앉아 있다, 후두둑 후두둑 빗소리에 화들짝 놀라 이방 저방 방방마다 창문을 닫으러 돌아다닌다. 8시쯤 남표니와 꼬맹이는 집을 나서고, 나는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컴 앞에 잠시 앉았다 카메라를 들고 창가로 향한다. 풀떼기들 눈높이에서 찍어 본 비오는날의 풍경은.. 감옥에 수감되어 감방 창문의 쇠창살 너머로 보는 비오는 날의 풍경 같달까.. 은둔형 외톨이로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내모습을 풀떼기에 감정이입중???^^;;; 어릴 땐 비오는 날이 참 좋았는데.. 이젠 발바닥이 쩍쩍 달라붙는 마룻바닥이 싫고, 빨래에서 꿉꿉한 냄새 나서 싫고, 괜히 기분 다운되고 우울해서 싫고, 무릎이고 어깨고 여기저기 쑤셔서 싫고.. ㅋㅋㅋ.. 이렇게 늙는 거구만..^^;; 여기 비 오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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