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계


별세계

유월 내가 아는 유월은 오월과 칠월 사이에 숨어 지내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고 그냥 지나간다. 유월에는 보라색 칡꽃이 손톱만 하게 피고 은어들도 강물에 집을 짓는다. 허공은 하늘로 가득해서 더 올라가 구름은 치자꽃보다 희다. 물소리가 종일 심심해서 제 이름을 부르며 산을 내려오고 세상이 새 둥지인 양 오목하고 조용하니까 나는 또 빈집처럼 살고 싶어서... 이상국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중에서 자기만의 방 제 앞에는 흰 그릇이 있습니다. 흰 그릇(우묵하기는 우묵하지만 꽤 넙데데하다는 인상을 주는 그릇입니다)엔 토마토 두 조각, 사과 한 조각, 키위 세 조각이 놓여 있습니다. 말라가는 커피 가루가 있고요, 하얀 전기포트가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사다주신 사과는 달지는 않지만 가을 사과에 가까운 맛을 냅니다. 당신이 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저도 차근차근 주위를 둘러보았고요, 사랑하는 것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지금은 흰 그릇과 노란색 조명이 편안함을 주고요, 도토리색의 테이블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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