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떨어진 연


끈 떨어진 연

지난 추석, 나와 아이들은 아내 없이, 엄마 없이 연휴를 보냈습니다. 아내와 엄마의 부재는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또 다른 한 켠에는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남겨 놓더군요. 우리는 마음 한 쪽에 있던 아쉬움을 꺼내 들고 아내와 엄마를 배웅했습니다. 그리고는 뒤 돌아서 다른 한 쪽의 해방감을 꺼내 들고 맘 껏 그 것을 즐겼습니다. 늦게 일어나고, 아침 밥은 라면으로 때우고, 점심은 나가서 놀다가 피자를 사먹었습니다. "아내에게, 엄마에게 설겆이를 남겨 주지 말자"... 되도 않는 소리를 해가며 가끔씩 밀려오는 미안함과 불안함을 스스로 달래며 그렇게 끝까지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결국 우리에게 남은 것은 소화 불량과 참을 수 없는 공복이었습니다. 참다 못해 혹시나 하고 냉장고를 열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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