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는데 슬퍼졌다...


즐거웠는데 슬퍼졌다...

한 주간 동안 나는 나름 부지런히, 바쁘게, 그리고 그 전보다 더 많이 웃으며 지냈다. 오며가며 얼굴은 알고 있던 남편과 신촌 어느 지하 호프집(사실 밥집인지, 술집인지 경계가 모호했던)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30 여년 전 그 날을 기념하며 참 알차게 하루를 보내기도 했고. 금요일에 책 읽어주는 알바를 갔더니 8살 아이가 마녀망또와 마녀모자를 쓰고 나를 반겼다. "Trick or treat." 과자 안 주면 장난칠거에요. 어린 자녀를 남겨둔채 떡 팔아 삶을 꾸려가던 과부에게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느낌은 아니었을텐데 어쩌다 정말 그런 날이 되어버린 건지.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한 주간을 나눌 생각이었는데 차마 그러질 못하겠다. 남편과 함께 걸었던 마곡의 서울식물원. 이제 알록달록 꽃 대신 희끗희끗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계절. 알록달록 꽃 같던 청춘들이 하얀 국화 앞에서 사진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맞이하는, 어처구니 없는 슬픈 날이 되어버렸네. 간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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