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복이 너에게도 잔뜩 찾아갔으면 좋겠어


그 복이 너에게도 잔뜩 찾아갔으면 좋겠어

모처럼 밝은 대낮에 시장을 다녀왔다. 요즘 수면시간이 엉망이 되어서 오전에 식구들이 나가면 잠깐 딴짓하다 부족한 잠을 채우고 점심 전에 일어날 때가 많아, 따스한 점심의 햇살은 베란다 창을 열러 나갈 때에나 느끼게 되는지라 이래저래 딴에는 부지런을 떨어 점심 전에 광합성도 할 겸 볼 일도 볼 겸 시장 나들이. 작년 겨울 초입에도 수협 앞에 서있던 검정패딩의 청년이 오랜만에 또 그 자리에 서있다. 광택없는 검정패딩에 등에는 가방을 매고, 한 팔엔 커다란 지퍼쇼핑백, 다른 한 손엔 딱 봐도 어수룩한 복조리 한 쌍. 그리고 좀처럼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소리로 계속 읊조리는 말. 필시 복조리를 사달라는 말이었겠지. 이 나이 되도록 겪은 경험들에 의하면, 저런 형식으로 판매하는 물건들은 물건의 질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의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뭔 말인지 도통 알아먹지도 못하는 말을 쉴 새 없이 녹음테이프 재생하듯 해대는 그 청년이 안쓰러웠다가, 내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저 물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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