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feat. 수박 주스)


마음의 평화 (feat. 수박 주스)

수박 한 통을 선물받았다 혼자 사는데 소분해서 먹으면 금방 상할 것 같았다 믹서에 갈아 수박 주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왕 먹을거면 씨와 껍질까지 건강하게. 수박을 통째로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일련의 과정이 필요했다 수박을 잘게 자르고 믹서에 넣고 갈고 깔대기를 이용해 페트병에 넣고 도마에 흐르는 수박물을 닦고 자르고 넣고 갈고 넣고 닦고를 수십 번 반복했다 껍질과 함께 갈아서 색이 좀 탁하지만 맛은 괜찮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주스'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을 갈았음에도 씨와 껍질로 인해 건더기가 너무 많아 꿀떡꿀떡 넘어가지 않았다 믹서기와 착즙기가 엄연히 다르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주스를 만들기로 했다 건더기가 없는 주스를 먹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했다 큰 컵을 준비하고 위에 체를 올리고 내용물을 조금 붓고 숟가락으로 펴면서 누르고 수분이 빠진 건더기는 버리고 올리고 붓고 펴고 누르고 버리고를 수십 번 반복했다 비로소 만족할 만한 목넘김의 수박 주스가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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