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넓이


서른의 넓이

며칠 전에 서울에 다녀왔다 작은 공통점 하나뿐인 생전 처음보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새벽까지 밥과 술을 먹었다 나이가 같으면 편하게 말을 놓았고 관심사가 같으면 큰 낯가림 없이 대화했다 재밌었다 이런 기회로 서울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만날 일 없을 사람들일텐데 경험을 나누고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게 거기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나이가 어렸다 초면에 낯을 가리고 어울리지 못하고 말을 아끼고 내외하고 수줍어 피하고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년 전의 나처럼 어느새 서른이 넘으며 생긴 좋은점은 예민함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편안함을 느끼는 범위가 늘어났다는 것 예전같았으면 나답지 않다며 결코, 절대, 네버, 하지 않았을 일들을 지금은 어느정도 그냥 덤덤하게 경험하고 겪을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사람이 많은 곳이 어지럽지 않고 혼자서 밥을 먹는 게 무섭지 않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어렵지 않다 혼자 지하철을 타는 게 버겁지 않고 전화...


#주간일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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