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하여


관계에 대하여

관계는 관개와 다르다 한번 구축하면 더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굴러가는 관개 시스템과는 달리 관계는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들여다보고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어리석게도, 관계를 관개로 착각했다 오랜 시간동안 구축해 온 단단한 신뢰이기 때문에 며칠쯤 소홀해도 끄떡없이 견고하고 튼튼한 형태가 유지될 줄 알았는데 사람 사이의 이음매란 생각보다 빈약하기 짝이 없어서 이틀만에 녹이 슬고 사흘만에 금이 가고 나흘만에 물이 샜다 관계의 재료가 철근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했다 이쯤이면 됐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라는 생각들은 어쩜 이리도 순진한가 마치 화분과 같다 일 년을 꼬박꼬박 물을 줘서 아주 잘 길러도 3일만 물을 주지 않으면 금방 시들해지는. 물론 굵고 튼튼한 뿌리로 땅에 박힌 거목이라면 큰 가뭄에도 별 문제 없겠지만, 사람이라는 식물은 대부분 작고 심심한 뿌리를 지닌 연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매일매일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줘야 한다 그래야 시들지 않는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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