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훔쳐먹는 김군수


세금 훔쳐먹는 김군수

김군수는 황천군의 군수이다. 성은 김씨, 이름은 군수이다. 김군수는 국민의 세금으로 산 차를 타고, 국민의 세금으로 산 공관에 살며,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그가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 자격이 있는지, 우리 군민들 사이에 적잖은 논란이 있다. 왜냐면 그는 황천군의 군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수의 업무는 황천군의 부군수인 김현석이 도맡아 하고 있다. 군수의 직인은 현석의 책상 왼쪽 두 번째 서랍, 여분의 결재판들 위에 나뒹굴고 있다. 그리고 군청 3층의 군수실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굳게 닫혀있다. 김군수가 키우는 고양이는 이름이 없다. 어차피 부르지 않을 것을, 이름을 지어 무엇하겠는가? 대신 고양이 꼬리에 예쁜 분홍색 리본을 달아주었다. 고양이는 단정한 회보라색 털을 가진 영국단모(英国短毛)종이다. 김군수는 매일 가장 신선한 닭을 잡는다. 닭가슴살은 삶아서 고양이에게 주고, 닭다리와 닭날개는 각각 두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 그리고 부인에게 나누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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