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고프다


마음이 고프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잔상으로 남는 이미지를 생각해본다. 단편적인 조각에서 그 영화를 기억해보려는 노력이다. 어떤 영화는 그 인상이 각인돼 시간이 흘러도 잊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 영화는 어떤 이미지도 남지 않아 잊혀진다. 어제는 문득 한 영화 장면이 기억났다. 저녁 식사 이후 체육관을 갔다 온 뒤 불쑥 찾아온 허기와 함께 말이다. 그 영화는 바로 (2018, 임순례)의 한 신이었다. 다채로운 음식의 향연으로 시각을 즐겁게 했던 이 영화에서 내게 떠오른 이미지는 그런 풍요의 그림이 아니었다. 주인공 혜원이 자취방 냉장고에서 찾은 썩은 사과 한 조각이 떠올라서다. 영화 속에서는 도시 생활의 각박하고 힘든 시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주인공은 도시의 정신적 허기를 시골의 풍요로운 음식으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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