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도


물로도

아따 오늘 날이 따땃허다. 엄지 발꾸락이 거북이 등껍딱같이 쩍쩍 갈라져서 돌아댕이기가 활발찮다. 차를 헛개나무 아래다 대놓고 의자도 제께놓고 휴대폰을 보는디 앞 유리에가 징헌놈에 배추좀나방 여그까지 따라왔네여. 내가 딴것은 몰라도 너는 그냥 못보내겄다. 어디만치나 왔는가? 고구마밭에다 물이나 주고 들어가야겄다. 워리여 또 장화신어야여? 발꾸락 아프당게는... 아야아야험서 발을 포도시 장화 안으로 찡게는다. 징허게는 아프다. 올해는 바람이 벨시랍다. 머든때는 아침부터 불고 지랄해. 물주기가 하잔허구만. 대신에 비가 개면 나타나는 일곱색깔 무지개... 김수철 노래를 흥얼거림서 준다. 무지개 볼라고 욕씰로 우게로 처든다. 꽉 안조여졌는가 이스매가 새서 옷이 척척허다. 그래도 좋다. 간만에 무지개 본게... 발꼬락만 안아프믄 영환이성네도 줬으믄 쓰겄는디... 포도시 수박하우스만 내레주고 온다. 어버이날 놔둔 카네이션이 시든다. 허기사 모가지를 짤라서 스폰지에다 박어논것이 얼매나 가겄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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