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의 생태(生態)


비둘기의 생태(生態)

서울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한 달이 넘도록 집을 비운 채 한참 동안 있다가 돌아왔다. 우리 집은 고층 아파트 십일 층 맨 동쪽 끝 집이라 비상구 문을 열면 공간(空間)이 있어 빈 화분 하나가 항상 놓여 있다. 오랜만에 비상구 문을 열고 자세히 살펴보니 빈 화분에 메추리 알만한 알 두 개가 놓여 있었고 만져 보았더니 아직 따뜻했다. 밑바닥에는 지푸라기 몇 개를 얼기 설기 깔아 놓고 깃털도 몇 개가 빠져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비둘기의 소행(所行)인 것 같았다. 몇 시간 후 문을 다시 열어 보니 내 생각과 다름없이 비둘기 한 마리가 알을 품고 앉아 있었으며 내가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놀라지도 않은 채로 그대로 알을 품고 있기에 살짝이 문을 닫고 나왔다. 수컷은 망을 보고 있는지 한 번씩 왔다 갔다 할 뿐이고 ..


원문링크 : 비둘기의 생태(生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