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이룡아!


잘가, 이룡아!

청소가 너무 빨리 끝났어. 아이들 밥도 줄어들지 않아.

해야 할 일이 엄청 줄어버린것만 같아. 자꾸 무언거를 빠트린것만 같아 뒤돌아 보게 돼.

이젠 숫자 하나를 덜 세어도 돼.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것만 같아.

너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게 느껴진다. 머리를 내어주지 않는 너의 앙칼진 성격탓을 하며, 투덜거리기도 많이 했었는데. 7개월 전쯤 처음 와서는 침대 밑에서 한달을 넘게 숨어지내며 침대밑 구석자리는 너의 아지트가 되어버렸지.

치운다고 열심히 치웠는데, 아직도 침대 밑에는 너의 흔적이 남아있네... 이룡이 내 아가, 고마워!

고생했어! 네덕에 많이 행복했어.

너무짧은 시간을 다녀간 것이 못내 아쉽고, 원망스럽고, 다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미안하다. 처음부터 비실거렸던 너 이지만, 당차고 지랄맞은 네 성격에 희망을 보았고 기뻤어.

내게는 못된 너였지만, 다른 아이들한테는 한없이 넓은 너였다는거. 아무도 모르는 너에 대한 그 소중한 기억 잊지 않을께.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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