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 서툰 진심의 시작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 서툰 진심의 시작

"왜 항상 이렇게 화가 나 있어요?" 여의도에서 일한 첫날 내가 느낀 감정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무표정으로 컴퓨터와 전화기를 붙잡고 씨름했고, 웃지 않았다. 업무를 몰라서 말이라도 걸려면 큰 용기를 내야만 했고, 그런 질문의 답변은 1~2 문장이 전부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업무이지만 분위기는 아직도 적응이 힘들다. '혼자 사는 사람들' 을 보면서 나의 어제와 오늘이 보였던 것은 저 문장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Cdd20, 출처 Pixabay 진아는 카드사 콜센터 직원이다. 시간 여행을 하는 고객이든, 카드 내역을 다 읽어달라는 고객이든, 유흥업소 카드 내역이 잘못되었다는 고객이든 진아는 다 '똑같이 한다'. 친절한 말과 반대되는 무표정으로 진심을 쏟지 않는 진아는 퇴근 버스에선 이어폰을 꽂고, TV소리만 울리는 집에 들어와서는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밥을 먹을 땐 유튜브로 행복하게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무맛의 쌀국수를 삼킨다. 이렇게 진아는 혼자 편하게 지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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