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만 사는 마을 - 2


착한 사람만 사는 마을 - 2

목욕을 마치고 잠을 자러 안방으로 들어갔다. 창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둠 속 세찬 바람에 눈발이 마구 흩날렸다. 탁자 위에 사진 액자가 하나 있었다. 사진에서 소년 시절의 청년이 여자 옆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여자는 청년의 모친인가? 하지만 생긴 것도 닮지 않았고 나이가 나만큼 젊어 보였다. 가만히 보다 보니 기시감이 들었다. '검정 머리 하늘색 눈의 남자애와 갈색 머리의 젊은 어머니라면….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을 되짚어봤지만 누군지 떠오르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마주친 수많은 미소년…. 하나하나 기억하긴 무리였다. 나는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그날 밤은 악몽을 꿨다. 새벽에 특공대원들이 들이닥치는 꿈이었다. 청년은 내 정체를 알아채서 신고했다면서 깔깔 비웃는다. 난 속옷 차림으로 개같이 처맞고 윤간을 당한 후 다시 감옥으로 끌려간다. 손발에 족쇄를 차고 독방에 갇힌 나는 곧 대량살인의 죄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교수대 밧줄에 몇 번이고 목뼈가 부러지지만 그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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