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올리와 밀피의 재회 - 3(完)


바올리와 밀피의 재회 - 3(完)

한밤중의 모래사장은 조용했다. 바올리는 치욕을 곱씹으며 칠흑같은 바다 앞을 거닐었다. 부끄러워서 죽고 싶었다. 왜 그 여자 앞에서 울음이 터진 걸까! 원수의 뻔한 사과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다니. 존엄의 심각한 훼손이었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고 우스웠다. 바올리는 자기가 당한 집단적 폭력에 대해 사과라든지 위로의 말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으며 사정을 알면 다들 당해도 싼 놈이라고 욕을 했고 5년의 세월 동안 사회의 밑바닥 폐인으로서 자존감을 잃었기 때문에 밀피의 기본적인 인간다운 대우만으로도 마음 속의 무언가가 움직이고 말았던 것이다. 사람이 기준이 내려가다 보면 이렇게도 불쌍해지니 조심해야 한다. 어쨌거나 기세 좋게 복수를 하러 와놓고 추태만 부린 꼴이 된 바올리.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이대로 돌아가는 건 결코 안 된다! 가해자가 이제 와서 좀 미안해한다고 될 정도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내 인생이 망쳐졌으니 그년의 인생은 배로 망가져야 한다. 게다가 그 여자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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