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피의 새 인생 - 9(完)


밀피의 새 인생 - 9(完)

그러나 여자아이는 연약한 팔다리로 안간힘을 써서 나를 뿌리쳤다. 도망친 아이가 구석에 쭈그려앉아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나는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제서야 생각난 게 있는데…. 첫째, 전에 결심했던 걸 잊어버리고 피해자의 의사를 안 물어봄. 둘째, 어린애한테 폭력을 보여주면 정신 건강에 안 좋을 것임. 또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하다니. 넬리는 강간범을 허공에 들어올리고 있었다. 남자의 민몸통과 거기에 달린 다리가 꼭두각시 인형처럼 맥없이 흔들거렸다. 나는 그의 얼굴을 다시 대면했다. 남자의 낯빛을 지켜볼수록 끈적한 불쾌함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는 비틀린 입술로 연신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년들. 왜 남의 멀쩡한 가정에 쳐들어와? 팔다리 부족한 병신은 사랑도 하지 말라 이거야?" 기분 나빠. 하지만 왜 이렇게 기분 나쁜 걸까…. 그 장애인 강간범의 눈빛에는 한 가지 감정이 분명히 녹아있었다. 억울함. 자기의 고통만 생각하고 타인은 신경쓰지 않는 자폐적인 성향에서 일어나는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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