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담그던 노인


매실 담그던 노인

벌써 40여 년 전이다. 내가 하동에 잠깐 들린 때였다. 섬진강 화개장터 길가에 앉아서 황매실을 담가 파는 노인이 있었다. 황매실을 한 병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매실병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마트 가 초록매실이나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였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담가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매실과 설탕을 담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넣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넣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야 할..


원문링크 : 매실 담그던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