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을 잡다.


그의 손을 잡다.

집으로 외출 가고 싶다는 오선생을 겨우 달래놓고 오선생이 좋아하는 헝겊때기 의자에 겨우겨우 주렁주렁 약병과 비닐팩들을 걸어 그를 앉히고 11병동 8자 복도를 천천히 돌고 또 돈다. 오선생은 기분이 좋은지 정신이 없는 것인지 눈을 길게 감았다 떴다. 어딘지 모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마음이 무거워……. 복도 끝 작은 햇살이 들어오는 곳에 멈춰 서서 둘이 한참을 말없이 11층 밖 풍경들을 구경한다. 오선생 쮸니어 1세가 다녔던 동서울 상고가 새로 단장을 하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벌써 가을인가보다 덥지 않고 햇살이 맑은 것이 노랗다. =창경아 아무래도 힘들겠다. 맑은 모습으로 창밖을 보시며 말씀 하신다. 다시 정신이 돌아 오신 모양이다 아부지의 멀쩡한 목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 지며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것에 적잖이 당황했다. 할말을 찾지 못했다 =어.......,으..아부지 날이 죽인다! 언넝일어나서 까치발만 좀 들면 집도 보이겠는걸! 일어나봐~ 다시 오선생은 말없이 어딘가를 퀭한 ...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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