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


사망신고.

가을이 더욱 무르익어 가는 오후 이제는 한낮도 약간은 서늘한 기운이 든다. 파란 하늘 따스한 햇살 적당한 바람 동사무소가 있는 건물 앞에 서서 자전거를 질끈 동여매고 빌딩을 찡그린 얼굴로 올려다본다. 동사무소 앞은 평일 오후답게 한가했고 담배를 피워 물만한 여유를 주었다. 요즘 엄마와 난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보아도 아버지 말을 한다.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의외의 모습이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아버지가 참 좋아했던 콩인데, 아버지가 배추를 심는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사오래서 사온 것인데...” 쉽지가 않다. 심정적으로 보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우리 가정이 아버지를 중심으로 화목했거나 가족 간 침목이 좋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심지어 명절을 빼고는 온가족이 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일이 없으니 말이다. 온가족이 같이 밥 먹는 시간을 계산하면 1년8760시간 중에 설날과 추석 합쳐1시간 남짓쯤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오 선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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