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퇴근 후 회식


동물원 퇴근 후 회식

회사에서 회식을 갔는데 2차로 노래방에 갔다. 이미 다들 술에 취해 흥겨워보였다. 기린은 술 대신 사이다를 마셨기에 정신이 말짱했는데, 맑은 정신으로 술취한 그들을 보는 것이 불편했다. 기린은 윗공기를 마시며 춤을 추는 그들은 지그시 바라본다. 이 노래방은 90년대 감성의 붉은 벽지와 꽃무늬 소파, 그리고 반지하 노래방 특유의 곰팡이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초록색 미러볼 불빛이 화려하게 돌아간다. 사자는 노래방에 들어오자마자 하마와 불장난 댄스를 춘다. 동물원 신입인 기린은 당황스러워 할 말을 잃지만, 다른 동물원 동료들은 이 상황이 익숙한 듯 하마가 좋아하는 그시절 트로트를 부른다. 하마는 늘 같은 노래를 두세번 부르는데 다른 직원들은 모두 그려려니 넘어간다. 수달은 노래 가사를 아얘 바꿔서 부르는데 '사자 사장님 사랑해요~.'라고 아주 달콤한 아부를 한다. 사자는 허허 웃는다. 얼룩말과 앵무새는 속이 훤히 보인다며 야유를 보내는데 다들 이를 아주 즐기는...



원문링크 : 동물원 퇴근 후 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