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파과 (구병모 지음)

<아가미>로 알게 된 구병모 작가의 <파과>를 읽었다. 평생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살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 한때는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서 '손톱'이라고 불렸으나 노화를 겪으며 실수가 잦아지고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조각은 다 물러터진 복숭아를 움켜쥐고 눈물을 흘린다. 아마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사느라 부드러운 시절을 잊어버린 자신의 모습과 같아 보여서가 아니었을까. 작가는 냉장고 속 방치된 과일이 썩어있는 걸 보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는데 어떻게 썩은 과일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참 놀라웠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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