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3화

- 3화 - 겨울인지 봄인지 3월인데 여전히 춥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연신 훌쩍훌쩍 흘러내리는 코를 삼키며 종종 걸음을 재촉해도 우리 동네는 여전히 저기다. 갑자기 부는 돌풍에 얼굴은 시리지만 몸이 날려 걸음이 가볍다. 몇 번만 더 불면 금새 도착하겠다. 그렇게 논길을 지나고 순섭이네도 지나고 도착한 우리 마을, 변함없이 나의 졸개들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나를 기다렸는지 바알간 볼에 다들 주머니에 조막손을 넣고 양지바른 담벼락에 죽~ 서있다. 오늘은 뭘할까...종백이가 성냥을 가지고 있단다. 아리랑 성냥이다. 다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누구는 이렇게 하자 누구는 저렇게 하잖다. 시끄럽다. 결론은 불을 피워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불을 붙일 곳이 마땅찮다. 어른들한테 걸리면 혼날 것 같기도하고...뒷산으로 가잖다. 다들 헐떡이며 뒷산으로 집합. 오늘따라 참나무 사이로 바람소리가 세차다. 움푹 파인 작은 구덩이에 마른 풀을 뜯어 놓고 옹기종기 둘러 앉았다. '틱틱' 성냥불을 딩긴다...


#국민학교 #시골 #어린시절 #옛날이야기 #일상 #초등학교 #추억 #친구

원문링크 : 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