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8화

큰언니(큰누나)가 학교를 마치고 올 시간이 한참을 지났다. 마중도 나갈 겸, 언곡(고개)위로 막 달려 오른다. 뭐가 그리 급한지 가쁜 숨을 내쉬며 다다른 언곡(고개), 아름드리 소나무 그늘 아래, 고개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빨갛게 달궈진 볼을 식힌다. 저기 멀리 하리 2동까지 길이 훤히 보이지만 큰언니(큰누나)는 아직이다. '오늘은 큰언니(큰누나)가 많이 늦나보다'. 푸념을 늘어 놓을 무렵 저멀리 우리 학교에서 애국가가 울린다. 차렷자세로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안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양 길을 가다가도 애국가가 울리면 제자리에 서서 이렇게 해야한다. 가슴이 뭉클한 애국가도 끝나고 언곡을 오를 때와는 달리 힘빠진 다리로 집으로 향한다. 히야(형)가 소죽을 끓인다. 언제부터 끓였는지 벌써 소죽(쇠죽) 솥에는 김이 나고 소죽(쇠죽)냄새로 온 집안에 구수한 냄새가 가득하다. 얼마나 지났을가 큰언니가 왔다. 하얀카라에 교복을 입은 우리 큰언니(큰누나)는 학교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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