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챌]8(2)


[블챌]8(2)

입추가 지났지만 여전히 더위는 기승이다. 그런데 더위의 농도가 옅어졌다. 더운 가운데 가을 내음이 간간이 날린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한 매미의 울음소리가 애처롭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있는 울음이어서 그럴까. 나무에서 하나, 둘 잎이 떨어진다. 낙엽이 곧 쌓이리라. 그렇게 뜨겁던 여름은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 준다. 들판에 핀 이름 모를 연두를 찍었다. 짙은 녹색의 여름 사이에 야들야들 연두는 아직 봄을 즐기는 것만 같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생장에 맞게 다 잘 살고 있는 거지. 마늘을 여름내 걸어두고 한 알씩 빼 먹었다. 남은 마늘은 얼른 까서 다져 얼려 두어야 한다. 마늘을 통째로 보관하는 방법을 이것저것 써봐도 계속 실패했다. 까서 다져 얼리는 게 내겐 최선의 방법. 그래서 가을이 접어들면 마늘 손질로 이삼일 허리가 아프다. 이번엔 좀 일찍 손질을 해서 그런지 상한 마늘이 거의 없다. 일 년 동안 내 요리에 책임을 질 마늘이 가득해서 든든하다. 한국인은 마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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