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한숨

그가 얇고 긴 한숨을 몰아 쉬었다. 옆에서 운전하는 내게 들키지 않도록. 혹여 내가 눈치라도 챘을까봐 스마트 폰에 초점없는 눈길을 두고 노래를 흥얼 거린다. 요즘 우리가 가장 애정하는 '박창근의 다시 사랑한다면'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깊은 한숨에 잠시 숨을 고른다. 누군가에게 평생 해보지 않았던 '부탁'의 말을 마지막 카드로 꺼내 들었을때 그의 자존심은 무너져내렸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만난 자리에서 별다른 내색없이, 별다른 의미없이 돌아서야 했을 때 그의 마음은 실망감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은 몇 톤의 무게로 내려앉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무리 한숨을 참으려 애를 써도 피시식 새어나오는 깊은 한숨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서 나온다. 차라리 '도와 줄 수 없다'말이라도 해 주면 좋을텐데... 괜한 기대감을 가지고 나간 자리에 애꿎은 술잔만 비워댔다.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로 시작한 대화의 중간, 아니 끝이어도 상관없다. 그 어딘가에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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