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국인보다 밥에 진심인 민족이 과연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가족 구성원을 나타내는 단어는 식구. 한 지붕 아래서 밥을 같이 먹는 사이. 안부 인사는 '밥은 먹었니' 작별 인사는 '밥 한번 먹자'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 모든 순간이 밥으로 차 있는 한국인이다. 나 또한 한국인인지라 밥에 매우 진심인 편이다. 그런 나이지만 요즘 하나의 생각이 밥을 먹는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 평소에 먹는 대로 먹을 수가 없다.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생각. 나는 밥을 매우 빠르게 먹는다.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은 집 안 식탁을 1분이라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밥을 빠르게 먹는 버릇이 생겼고 그 버릇은 군대에서 정도가 더 심해졌다. 그런 나인데 밥을 먹을 때마다 밥을 먹는 속도가 자꾸만 의식이 된다. 피자 한입을 삼키기 위해 약 300번 정도를 오물거리고 두어 번 물을 마셔야 하는 그녀 생각에 이제 느리게 걷는 법은 잘 터득했으니 느리게 밥을 먹는 것도 연습하라는 그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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