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창작시-소외, 열대야


학창시절 창작시-소외, 열대야

소 외 웃는다. 그들이 웃는다. 서로 마주보며, 무언가를 비웃는 듯 나를 향해 수많은 입들이 움직인다. 웃었다. 아니 웃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돌 아닌 돌이 되어버린 나의 안면을 움직이려 그토록 힘을 주면서 그들과 보조를 맞추려 그렇게 헐떡이면서, 아니다. 이건 내가 아니다. 그들 속에 끼어있는 나는 흐릿한 거울 속의 환영일 뿐 - 뿌연 서리처럼 그들이 걸리적거려 하고 있는 너는, 나는 누구냐. 그들이 너를 뒤돌아본다. 그들이 너에게 다가온다. 그들이 너를 지나친다. 그들이 너를 버려두고 가버린다. 굳었다. 한 맺힌 영혼들의 핏기서린 절규를 들으면서 이도 저도 아닌 채로 그냥 그렇게. 죽은 영혼인 채로. elijah_sargent, 출처 Unsplash 열대야 닿을 듯 말 듯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덧없는 신기루에 마음은 알 수 없이 설레이고 차마 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외로움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흘러간다 바람이 흘러간다 내 마음이 바람을 따라 흘러간다 바람도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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