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시 - 아이히


세번째 시 - 아이히

산딸기 숲 언젠가 와 본 적 있는 그 숲이지금도 똑같은 모습으로 우거져 있다.거미줄이 머리카락에 걸리고나뭇가지가 얼굴을 스친다 잎사귀에 반즘 숨겨월귤나무 열매가 풀 사이에 열렸다내 얼마나 즐겁게 이 열매를 따먹었던가검붉은 그 액즙이 참으로 맛있었다 하지만 이제 동그란 그 열매의 파란액즙을다시 나의 입 속에 넣어보니그 달콤한 맛 속이 어렴풋이쓰디 쓴 시간의 맛을 느끼겠다 내 어렸을 적 즐겁게 놀던,옛날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고,소나무들도 이제는 알아볼 수 없다. 그저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으로할 일 없이 이리 저리 쏘다니던 곳,우거진 수풀 속에 딸기 따는 아낙네가 무릎 꿇고꽃줄기를 모조리 훑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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