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염소


[수필] 염소

염소 어린 염소 세 마리가 달달거리며 보도 위로 주인을 따라간다. 염소는 다리가 짧다. 주인이 느릿느릿 놀 양으로 쇠걸음을 걸으면 염소는 종종걸음으로 빨리 따라가야 한다. 두 마리는 긴 줄로 목을 매어 주인의 뒷짐진 손에 쥐여가고 한 마리는 목도 안 매고 따로 떨어져 있건만 서로 떨어질세라 열심히 따라간다. 마치 어린애들이 엄마를 놓칠까봐, 혹은 길을 잃을까봐 부지런히 따라가듯. 석양은 보도 위에 반쯤 음영을 던져 있고, 달달거리고 따라가는 염소의 어린 모습은 슬펐다. 주인은 기저귀처럼 차복차복 갠 염소 껍질 네 개를 묶어서 메고 간다. 아침에 일곱 마리가 따라왔을 것이다. 그 중 네 마리는 팔리고, 지금 세 마리가 남아서, 팔릴 곳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팔리게 되면, 소금 한 줌을 물고 캑캑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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