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음지의 꽃, 유치환, 채전


나희덕, 음지의 꽃, 유치환, 채전

이번 2023학년도 수능에 나온 현대시를 실어 봅니다. 분석이 아닙니다. ^^ 시를 그대로 느껴보자는 거죠. 나희덕, <음지의 꽃> 우리는 썩어 가는 참나무 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함께 썩어 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우리는 서서히 썩어 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덮을 길 없는 우리의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장인 어른께서 집 뒤안에 참나무를 가득 채우시더니, 드릴로 구멍을 뚫고 포자를 넣으셨다. 그리고 나면 버섯이 자란다고 한다. 나무는 그늘에서 썩어가고, 참나무에 난 구멍 사이로 버섯이 자란다. 그 버섯 이름은 까먹었지만 아무튼 하나는 썩어가고 또 하나는 그 썩음에 의존해 생명을 키운...


#나희덕 #대입몰입관 #수능국어 #수능현대시 #유치환 #음지의꽃 #채전

원문링크 : 나희덕, 음지의 꽃, 유치환, 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