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에 대한 기억 혹은 잡담


장국영에 대한 기억 혹은 잡담

장국영(張國榮) 1956.9.12~2003.4.1 무슨 환자처럼 극장을 찾아 종로 일대를 매일 들락거리던 나는, 우연히 나처럼 그렇게 극장을 떠돌던 한 친구와 친해지게 되었다. 동갑인데다 취향도 나름 비슷했던(것으로 기억되는) 그 친구. 둘 다 왕가위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다른점이라면 나는 양조위를 더 좋아하는 반면 그는 장국영의 어마어마한 광팬이었다는 것. 2003년 시작과 동시에 우리는 참 들떠있었다. 봄이 오기 전에 양조위가 출연한 <무간도>가, 여름 전에는 장국영이 출연한 <이도공간>이 개봉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무간도>를 보고나서 <이도공간>도 함께 보기로 그렇게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거짓말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웬만한건 재미가 조금은 없어진 나이에 맞이한 그 해 만우절. 그 친구에게서 '장국영이 죽었대'라는 아주 짧은 문자를 한통 받고선 오늘 들은 거짓말 중에 제일 참신하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웃어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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