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린 친구 이야기 3


가버린 친구 이야기 3

가번린 친구 이야기 3 방 안은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엎질러진 술에 젖은 오징어가 술잔 앞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어떤 말로도 녀석을 위로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사이 녀석은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가더니 종이를 들고 와 읽어 보라며 내밀었다. 한 장은 xx가 보낸 이메일이었고, 다른 한 장은 유서였다. 이별을 통보하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하듯 xx의 이메일은 독기로 가득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않은 채 썼지만, 요지는 분명했다. 더 이상 함께 살기 싫으니, 찾지도 말고 잊어 달라는 것이었다. 초점 잃은 녀석의 눈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젖은 눈은 xx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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