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할매네 집, 밤에 불이 꺼지면 비상입니다


사방이 할매네 집, 밤에 불이 꺼지면 비상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마을,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춘양 할매들의 정과 사랑 불이 꺼진 할매네집 왼쪽이 아흔살 강할매집이고 오른쪽은 95세 할매집이다. 불이 꺼진 집 뒤로 가로등이 환하게 비추인다. 달이 푸르스름하도록 맑은 밤 자정 무렵이다. 바람이 하도 선선하여 잠시 앉아 있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탕탕탕! 탕탕탕) 할매요! 하알매요! 할매요.....! 하알매요!!" 문이 부서질 것만 같은 요란한 소리! 꿈인지 생시인지 밖으로 뛰쳐나간다. 윗집 사는 강할매가 꽃할매네 유리창을 부서져라 내리친다. 꽃할매네 집에 불이 꺼졌다는 것이다. 그렇다. 퇴근길에 꽃할매네 집에 불이 안 켜져서 그저 '오늘은 드디어 깊이 잠이 드셨구나' 했다. 꽃할매는 강할매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신다. 홀로 사시는 강할매는 올해 아흔이시고, 꽃할매는 아흔하고도 다섯, 95세이시다. 꽃할매 이름은 모른다. 다만, 젊은 시절 심마니셨던 할배를 따라 약초를 캐셨고, 지금은 아무 혈육 없이 홀로 사신다는...


#독거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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