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에 손 내미는 사회이기를


존엄한 죽음에 손 내미는 사회이기를

삶은 물론이요, 죽음조차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게 인지상정이다. 공수래공수거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가진 자의 영면과 못 가진 자의 그것에 쏠리는 세간의 관심은 천양지차다. 하물며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쓸쓸히 눈 감은 외로운 죽음은 말해 무엇할까. 이들을 위로하는 ‘2022 노숙인 추모제’가 지난 22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엄수됐다. 해마다 동짓날이면 그 해 세상을 등진 노숙인들을 따뜻한 팥죽 한 그릇과 함께 그렇게 배웅한다. 올해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은 대전 노숙인은 23명이다. 이들의 영정 사진이 대전역을 오가는 시민의 눈길을 잡은 것은 관심이라면 관심이다. 살아생전 기피 대상이 죽어서 일면식 없는 누군가로부터 애도를 받았다면 그 또한 위로다. 게으른 인생 패배자라는 손가락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들이지만 노숙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구구절절하다. 그들을 길거리로 내몬 귀책 있는 사회는 실패와 좌절을 귀담아듣는 데 인색했다. 그저 싸잡아 노숙인이라고 부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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