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선의 예감] 웰다잉, 존엄한 죽음을 누릴 권리


[용호선의 예감] 웰다잉, 존엄한 죽음을 누릴 권리

실종, 징조가 불길했다. 결국 부고(訃告)였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면면에서 공무원으로 살아온 망자의 생이 얼마나 진실했는지를 가늠했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그의 죽음 선택 정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남은 것은 그를 죽음으로 이끈 판단의 해석, 그에 따른 평판이다. 또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 허허로운 심정이 발길을 고물상으로 향하게 했다. 필자가 고물상을 찾는 이유는 단순하다. 버려진 책(冊)들의 집하장이라서다. 유기견 보호소보다 더한 막장, 이른바 ‘책들의 사형장’이다. 여기서 출하되는 것은 폐지로 취급될 뿐이다. 아직은 가치를 연명해야 할, 쓸만한 녀석들은 ‘되살려 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신이다. 그날 폐지더미에서 집어든 것은 필연으로 해석해야 했다. 흠결 없는, 새것이나 다름없는 문고판 크기의 작은 책이었다. 허공을 향해 날갯짓하는 비둘기가 사각형 관문을 통과하는 이미지, 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표제는 「어둠이 오기 전에」, 그 앞에 붙여진 ‘죽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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