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화 칼럼] 말투에 깃든 차별


[김애화 칼럼] 말투에 깃든 차별

반말이 격의 없는 친근감 표시? A: “목에 이거 왜 했어? 목에?” B: “목이 아파서요.” A: “아파가지고?” B: “예.” A: “으응, 아침은 뭐 좀 드셨어?” 위 두 사람의 대화를 글로 보면, 대화를 나누는 둘의 관계가 무엇이라고 상상이 되나? 대화는 며칠 전 지방 방송 뉴스에서 나온 것이다. 뉴스 주제는 지역 소멸의 위기에 놓인 농촌에 대한 대책이었다. 민과 관이 협조해서 마을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였고, 그 속에 마을 활동가가 혼자 사는 동네 어르신을 방문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 대화는 50대의 남자 활동가(A)와 어르신(B)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다. 화면에 어르신의 얼굴은 흐리게 처리되었으나 80대로 보이는 할머니였다. 나를 불편하게 한 것은 말투였다. 남성의 단단한 목소리와 여성의 힘없는 여린 목소리가 대조를 이루었다. 또한 남자는 반말을, 어르신은 높임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남자가 ‘아침을 드셨어?’라고 ‘드시다’라는 경어를 썼지만, 이도 반쪽이었다. 걸어가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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