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눈이 녹아야 속초에는 봄이 옵니다

춘분이 엊그제였던가요. 남쪽 지방에서는 매화가 피고 제주에서는 유채꽃이 만발하다고 하는데 3월 하순인데도 설악산에는 눈이 하얗게 덮여 있습니다. 속초는 아직 겨울입니다. 설악의 악(嶽)은 산이 감옥처럼 사방으로 깔려 가둔다는 의미라고 하니 지금의 절기가 어느 때인지 설악산은 알 리가 있겠습니까? 속초 노학동 타운하우스 속초 척산온천 인근에 있는 타운하우스 테르바움이 설악산과 울산바위를 배경 삼아 알프스의 어느 도시를 연상하게 합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햇빛이 듬직한 설악산의 등에 부딪쳐서는 하얀 빛으로 반사되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가슴까지 밀려듭니다. 속초 미시령로를 지나며 설악산(雪嶽山)에 구름이 붓이 되어 스치면 어느 곳엔 하얀 자국으로 어느 곳엔 거친 붓 자국으로 넓은 대자연을 그림판 삼아 스치는 손길도 없이 그림을 그려놓습니다. 긴긴 겨울날을 잠만 자던 설악산이 부스스 잠을 깨는 봄날이 돼서야 깜빡 잊었던 겨울 왕국을 그리워하는 듯 청승맞게도 상상할 수 없는 하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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