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낙서c 시 : 갈아치웠다 (이지영 )


오늘의 낙서c 시 : 갈아치웠다 (이지영 )

(따라 낙서한 시 : 박소란, '잃어버렸다') 갈아치웠다. 셋째의 기저귀를 갈고 난 후 이제 나는 그 어떤 것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는 갈아 치울 것이 너무 많고 그것은 어디에나 있고 여느 새해의 아침과 같이 언제부터인지 해돋이를 보러 가는 행렬에서 멀어진 먼지 쌓인 얼굴을 화들짝 털어내고 잠에서 깬 아이에게 물을 떠다 먹이며 알게 되었지 살면서 기저귀 한 번 갈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일인가 갈아 치운다는 것은 자리를 잠시 비움으로써 자리를 내어준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도 묵은 때를 내려받겠지만 때때로 머리가 복잡해 망설이기도 하지만 비록 더러워질지언정, 그러므로 울음소리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나를 보채는 물음들 기저귀를 먼저 갈아야 하는가, 밥을 먼저 먹여야 하는가 나는 오늘 새해의 떡국을 먹고 난 후 글을 읽어야 하는가, 글을 싸야 하는가. 나는 그것을 낙서라 부르기로 한다. 작가를 부르는 곳은 엎어지면 코 닿을 듯 가까운데 나는 아직 눈밭에 잠겨 있다 꼼...


#꿈블 #꿈블지영

원문링크 : 오늘의 낙서c 시 : 갈아치웠다 (이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