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그리다 - 배종훈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흐려지고 지워지고 조각이 납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향기와 스쳐간 지나간 풍경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조금씩 쪼개서 망각이라는 다락방으로 들어가 쌓입니다. 그것도 아주 뒤죽박죽으로요. 여행의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 경치도 혀를 누비던 요리도 멋진 음악도 점차 어둠 속으로 들어가 아득해집니다. 그러다 과거의 기억과 연결된 뉴스를 일상에서 마주치거나 지난 여행이 그리워 자신의 머릿속의 기억 터널을 일부러 통과해야만 찾아갈 수 있습니다여행은 삶에 있어 작은 판타지입니다. 먹고사는 생활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잠시 멈추고 꿈꾸던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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