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선물


둘째의 선물

올해 둘째 딸이 중학교에 입학했다. 연년생인 언니와 같은 중학교에 배정됐으면 했는데 바램처럼 되지 않았다. 6명 중 1명 정도의 확률인데 당첨이 된 것이다. 언니는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인데, 동생은 아침에 내가 출근하면서 데려다 주기로 했다. 1주일 정도 둘째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고, 언니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온 가족이 아쉬워했다. 야행성인 나는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잠을 자서 평소 오전 진료시간에 겨우 맞춰서 헐레벌떡 도착하고 바로 진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평소보다 강제로 2시간을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한의원에는 온라인으로부터 차단된 나만의 서재가 있다. 요즘 아침마다 이 곳에서 2시간 정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가진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15분 정도 명상을 한다. 오늘 어두운 한의원의 문을 열고 한의원 대기실의 조명을 켰을 때 매일 보던 풍경이 달라보였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나와 환자들을 품어준 이 공간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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