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불면


[에세이] 불면

해가 저물고 하나 둘 소리가 사라져가는 밤마다 고문장이 펼쳐진다. 해가 비추는 시간 동안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책을 읽고, 나를 세상에 남겨놓는 글을 쓰고, 머리가 거부하는 정보를 때려 넣어 혹사시키고, 운동으로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아도 해가 지면 잠자리에 누워 두어 시간씩 뒤척거리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 뒤척임이 몸이 불편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진즉 알았다. 오늘 하루의 후회가, 올해 벌였던 실수들이, 묻어버리고 싶은 삶의 조각들이 떠올라 요 밑의 돌멩이가 된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떠올리던 물속으로 나를 집어던져 편안하게, 그리고 천천히 가라앉던 상상이 이제는 물고문으로 다가와 내 숨통을 틀어막는다. 내일의 일을 위해 잠에 들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걸 몸뚱이는 모르는 걸까. 뒤척거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조함만 커지고 한번 발작을 시작한 정신은 도통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또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 다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태블릿 앞에 앉아 글을 휘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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