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 단편소설


불나방 - 단편소설

무월 브런치 "꺄악!" 고막을 찢을 듯한 비명과 함께 흰 생물체가 포르르 날아오른다. 습하고 차가운 벽에 남몰래 붙어있다 그것의 존재를 알아차린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고, 나방은 자신을 쫓는 시선을 피해 다 찢어진 날개를 푸득인다. 사람들은 나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정체불명의 가루를 날리기도 하고 그것을 바라보면 드솟는 혐오감에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손이나 도구를 내저어 쫓아내기도 하며, 때론 망설임 없이 그것을 후려쳐버린다. 나방은 그렇게 사선을 넘나든 경험을 통해 자신이 혐오스러운, 역겨운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연명할 수 있도록 아무도 찾지 않을 차갑고, 축축하며, 어두컴컴한 곳을 진전한다. 누구도 자신을 발견하지 않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고. 여느 때처럼 비 내리는 밤 건물 벽 한쪽 구석에 붙어있던 나방에게 비 내리는 밤이라곤 믿을 수 없는 따스함이 스친다. 그토록 밝고 따뜻한 곳은 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도 돌아다니지 않는...


#글 #문학 #브런치스토리 #브런치작가 #서평 #소설 #작가 #작가무월 #짧은글 #무월브런치 #무월 #글귀 #글쓰기 #단편소설 #도서 #도서추천 #독서 #독후감 #리뷰 #책

원문링크 : 불나방 -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