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옥자

(스포일러가 가득 있음) '옥자'를 채식주의 권장 영화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는 동감하지 않는다. 인간은 육식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되었다. 마트에서 예쁘게 포장된 삼겹살을 비위 안 상하고 사먹을 수 있는 까닭은 세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마트랑 공장 없으면 우리가 직접 돼지 잡아서 목 따고 내장 제거해서 먹어야 된다. 인간이 육식을 미안해하는 거는 세상이 너무 살기 좋아져서 생겨난 배부른 소리라고 본다. 동물 입장에서도 기만으로 느껴질 것 같다. 영화 중간에 꽃다발이 등장한다. 인간을 제외한 생명체에 감정 이입을 깊게 하는 사람이라면, 꽃다발도 몸서리치게 싫어해야 정상 아닌가? 이것은 흡사 잘생기고 예쁜 여러 사람의 팔다리를 잘라다가 피를 빼고 다발로 전시해 둔 물건이지 않은가. 채식주의자 놈들은 지들이 먹는 오이나 가지나 배추나 기타 등등 역시 똑같은 생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나는 그게 싫다. 나는 이 영화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미자는 ...


#봉준호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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