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2

peacefullworks420, 출처 Unsplash 아버지는 항상 뒷모습이었다. 뒤돌아 보고 얘기하지 않았다.

새벽녘 일을 나설 때도 뒷모습이었고 늘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삶의 무게를 이끌고 살아가셨다.

어머니는 뒷모습이기보다는 자주 뒤돌아 보며 얘기하셨다. 그렇게 나는 두 분의 모습을 기억해 낸다.

그렇게 삶의 많은 걸 공유하게 하신 어머니는 계시지 않고 아버지는 90이 다 되어 가는 나이로 더 이상 뒷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삶의 애잔함을 가져다주는 세월의 흐름 속에 지금 나는 가장으로서 온전히 내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지 자문한다.

삶을 괴롭고 힘들다 하기보다는 묵묵히 걸어가는 그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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