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첫문장, 김정선 저


소설의 첫문장, 김정선 저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찰스 디킨스, 이은정 옮김, 『두 도시 이야기』,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2. 어느 시대나 다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누구에겐 최고의 시절이 누구에겐 최악의 시절이 되고, 누군가에겐 지혜의 시대가 누군가에겐 어리석음의 시대가 되기도 하지만, 공통적인 건 모든 시대가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라는 것. 왜냐하면 ‘우리 시대’이니까. 다른 이가 아닌 나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시간들. 생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여러 사람이 동시대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그 엄청난 모순을 버텨 내야 하는 시간들이니까. 우리는 종종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채로 살아가야 하는 서글픈 삶을 한탄하지만, 어쩌면 우리 스스로를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이러저러한 사람’이라는 허구 속에 갇힌 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기 때문.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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