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황선우 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황선우 저.

밥과 찌개 냄새가 났다. 그 소리와 냄새 속에 누워 있자니 한없이 따뜻한 느낌이 들었는데, 어째선지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것이 그리 따뜻하게 느껴졌던 것은 곧 내가 혼자 몸을 일으키는 고요한 아침의 온도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날 아침 이후로 나는 혼자 살기 위해 내가 들여야 하는 에너지에 대해 의식하게 되었다. 특히 밤이면 잡생각과 일종의 불안 같은 것에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었다. 그 고단함이 혼자 사는 삶의 가뿐함과 즐거움을 넘어서게 된 시점이 그즈음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27%를 넘는다고 한다. 1인 가구는 원자와 같다. 물론 혼자 충분히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러다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른 원자와 결합해 분자가 될 수도 있다. 서울보다 먼저 새로운 계절에 들어선 한계령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반짝임을 함께 품고 있었다. 나는 멈추고 싶을 때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하고 싶은 만큼 실컷 감탄하면 되었다. 스노보드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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