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결핍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시>결핍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정호승

입춘이 지나고 제법 쌀쌀한 날의 연속이네요 나를 돌아보며 삶을 돌아보며, 주위를 돌아보며... 정호승 시를 옮겨 봅니다! 결핍에 대하여 밤하늘은 자신의 가슴을 별들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 별들도 밤하늘에 빛난다고 해서 밤하늘을 다 빛나게 하지 않는다 나무가 봄이 되었다고 나뭇잎을 다 피워올리는 게 아니듯 새들도 날개를 다 펼쳐 모든 하늘을 다 날아다니는 게 아니다 산에서 급히 내려온 계곡의 물도 계곡을 다 채우면서 강물이 되지 않고 강물도 강을 다 채우지 않고 바다로 간다 누가 인생의 시간을 가득 다 채우고 유유히 웃으면서 떠났는가 어둠이 깊어가도 등불은 밤을 다 밝히지 않고 봄이 와도 꽃은 다 피어나지 않는다 별이 다 빛나지 않음으로서 밤하늘이 아름답듯이 나도 내 사랑이 결핍됨으로써 아름답다.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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