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고 제법 쌀쌀한 날의 연속이네요 나를 돌아보며 삶을 돌아보며, 주위를 돌아보며... 정호승 시를 옮겨 봅니다! 결핍에 대하여 밤하늘은 자신의 가슴을 별들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 별들도 밤하늘에 빛난다고 해서 밤하늘을 다 빛나게 하지 않는다 나무가 봄이 되었다고 나뭇잎을 다 피워올리는 게 아니듯 새들도 날개를 다 펼쳐 모든 하늘을 다 날아다니는 게 아니다 산에서 급히 내려온 계곡의 물도 계곡을 다 채우면서 강물이 되지 않고 강물도 강을 다 채우지 않고 바다로 간다 누가 인생의 시간을 가득 다 채우고 유유히 웃으면서 떠났는가 어둠이 깊어가도 등불은 밤을 다 밝히지 않고 봄이 와도 꽃은 다 피어나지 않는다 별이 다 빛나지 않음으로서 밤하늘이 아름답듯이 나도 내 사랑이 결핍됨으로써 아름답다.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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