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밤


밝은 밤

소설을 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삶과 생각, 감정들에 공감이 되어 함께 웃고 울며, 때로는 분노하고 우울해지기도 했으며 사랑의 환희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고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사이 나는 어느새 소설책보다는 실용서나 자기 계발서 등을 많이 읽고 있었고, 가끔 읽는 소설에서도 그저 남의 삶을 관조하듯 들여다보며 무덤덤해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 소설 코너 쪽을 기웃거리다 우연히 펼쳐 들게 된 책의 표지 안쪽에 발췌되어 작게 실려 있던 ‘작가의 말’ 속 문장들은 나를 다시 소설의 세계로 이끌었다. “내게는 지난 이 년이 성인이 된 이후 보낸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의 절반 동안은 글을 쓰지 못했고 나머지 시간 동안 ‘밝은 밤’을 썼다. 그 시기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누가 툭 치면 쏟아져 내릴 물주머니 같은 것이었는데, 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런 내가 다시 내 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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