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다리(足)가 없어 거꾸로 읽어야 합니다 신해욱, 『무족영원』


이 시집은 다리(足)가 없어 거꾸로 읽어야 합니다  신해욱,  『무족영원』

아케이드를 걸었다 가게가 많았다 물건이 많았다 사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잘 떠오르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무지개떡 같은 것 리본 같은 것 아니면 장래 희망 같은 것 웃음이 나려고 했다 주마등 같은 것 축복 같은 것 휘두를 수 있는 낫과 호미와 녹다가 만 얼음 같은 것 아케이드를 걸었지 허락도 없이 전단지를 밟았다 비닐우산이 일제히 펼쳐지는 소리를 들었다 영원한 충격에 사로잡힌 얼굴을 보았다 아케이드를 걸었다 누구나 나를 앞질러 갔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신해욱, 「아케이드를 걸었다」 신해욱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생물성』을 통해 이 느낌을 완성시켰고, 『syzygy』에서 확장시켰다. 이 느낌은 감히 설명될 수 없다. 단언이기도 하고 죽음이기도 하고 외로움이기..


원문링크 : 이 시집은 다리(足)가 없어 거꾸로 읽어야 합니다 신해욱, 『무족영원』